이 글은 이승빈 (2021). 도시 사이의 잡종적 파편들: 접힌 세부구역과 모빌리티 인프라. 이승빈·김영대·신지연 (편), 〈잡종도시서울〉(pp. 101-183). 서울: 공간주의의 일부분입니다. 글의 전문 및 인용은 해당 서지정보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도시연구자 스티븐 그레이엄(Stephen Graham)이 꾸준히 주장해온 것처럼 ‘지금-여기’의 도시 세계는 이차원 지도로만 해석될 수 없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지하 대도시의 건조환경은 도시민들을 격자와 흐름들에 연결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 흐름을 거의 살피지 않으며 대개 당연하다 여긴다. 이때의 격자는 물론 대도시 내부의 직조된 블록들 사이에서 더 촘촘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이들은 도시와 도시 사이에서도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갖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장소와 비장소의 방법론적이고 인식론적인 논쟁에 있어 어느 한쪽의 총론도 이 사이공간 ‘사건’의 맥락에서만큼은 완전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각론에 해당할 실제 공간들을 구성하는 도시과정과 도시실체는 총론으로부터의 매끈한 단순 적용보다는 각론 고유의 ‘잡종적’인 맥락을 중점화함으로써 찾아질 필요가 있다. 즉, 모델과 같이 추상적이며 그렇기에 거의 모든 공간의 성질들을 설명할 수 있을 듯한 설명방식의 총론─혹은 그 총론에 ‘기대는’ 각론의 논지전개방식─은 실제 도시공간을 구성하는 잡종적 존재와 그것에 대한 각론으로서의 잡종적 이야기들로부터 의심될 수 있다─또한 의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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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빈

도시계획과 문화연구를 전공했다. 공간문화연구로 석사를 마쳤고, 박사과정에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 공간주의를 기획했고, 동료들과 함께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