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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초기 요리스 이벤스(Joris Ivens)가 네덜란드 건설노조연맹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건설한다(Wij bouwen)>(1930)를 보며 들었던 단상에서 출발했다. 영화사 서술의 주류 계보에서 이 영화는 요리스 이벤스가 본격적으로 ‘직업으로서의’ 영화감독을 시작하게 된 기점으로 중요하게 평가받고 회고되는 듯하다. 하지만 이 글은 <우리는 건설한다>의 비평이나 설명, 작품 분석이 아니며, 그보다는 이 작품을 다른 맥락과 관계 짓기 위한 재조합의 작업을 지향한다. 따라서 여기서 작가·작품·시퀀스 등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은 시도되지는 않을 것이다─다만 이벤스의 다른 작품이나 기존의 분석들을 없는 셈 치부하기 보다는 일정부분 경유한다. 이 글의 다른 출발점은 발전국가 시기의 대한민국 정부가 제작한 뉴스영화 <대한뉴스>의 일편인 <대한뉴스: 제668호 건설의 메아리>(1968)(이하 <건설의 메아리>)의 후반 시퀀스이다─이 이름은 668호 외에도 579호, 651호, 678호, 681호, 887호 등에서도 박정희 시기 <대한뉴스>의 토건 보도에 널리 사용된 코너격의 제목이나, 그 사실이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크게 벗어나지는 않으며, 이 글은 668호 개별편을 중심 소재로 말하는 동시에 다른 호에서의 대체적 경향 역시 포괄하고자 한다.

건설은 환경에 대한 공간적 개입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우리’의 환경(건조환경과 이미지환경, 즉 공간환경) 건설은 앞선 계보로부터 무엇을 잇고, 무엇을 단절할지의 정치적 문제이다.

(영상) 이미지는 어제의 건설의 성과들과 오늘날의 건설의 과정을 ‘우리’의 것으로 전유하는 데에 기여하는 장치가 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우리’는 (영상) 이미지가 건설의 기존 경로를 수정하고 이전의 경로로 인해 발생했던/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기 위한 유도 장치가 되도록 새롭게 조직/조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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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빈

대학과 대학원에서 도시계획과 문화연구를 전공했고, 도시공간의 경계와 재구성에 대한 연구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문제의식을 연장해 “공간주의"를 공동 개설했고, 현재 박사과정을 앞두고 있다. 공간문화의 구성, 한국 도시사, 수도권 문제, 그리고 반려견과의 산책길에 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