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친구 X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경계를 넘는 일이 근 몇 년 전에 비하면 매우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온다. 2020년 국제인구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체류 기간 90일 초과 국제이동자(입국자+출국자)는 총 123만 4천 명으로 전년 대비 23만 3천명(-15.9%) 감소했다. 급감하긴 했으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이 시대의 복합성을 견지하는 측면에서 중요할 것이다.

전반적인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을 1년 7개월째 겪게 되니 마치 코로나19 전에는 이동이 무한대로 자유로웠던 것처럼 느껴진다. X와 인터뷰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자가격리 일기를 참고하면서 각국의 강화된 통제를 살필 수 있었지만, 동시에 언제나 이동에는 특정한 제한이 있었음을 상기하게 된다. 특히 국가 경계를 넘는 이동은 우리가 그것에 익숙해지고 나름대로 대응해왔기 때문이지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우리는 줄곧 요구된 수많은 절차를 걸쳐 경계를 넘어왔다. 동시에 경계 강화의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비공식적으로 계속해서 대응해오고 있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개인들이 여러 스케일들의 중첩 속에서 어떻게 상황들을 인지하고 수정하는지 포착하는 것은 이동을 살피는 작업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X의 사례를 통해 경계짓기(bordering) 과정에서 기술이 어떻게 개입되는지, 국가의 통제와 기술의 만남이 어떠한 절차를 만들어내는지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었다. 팬데믹이라는 재앙 아래 우리는 계속해서 모종의 실험들을 이어나가게 된다. 지금 이 시기, 이동에 수반되는 여러 제약과 장치들이 팬데믹 이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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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화를 함께 나눠준 X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인터뷰 진행자: 신지연, 이승빈

필자: 신지연

광주에서 나고 자랐고 커뮤니케이션학과 문화연구를 전공했다. 여성청년들의 이주 실천과 모빌리티에 대한 연구로 석사 과정을 마쳤고, “공간주의"를 공동 개설했다. 여성주의와 글로벌리제이션, 인터아시아 연구에 관심이 있고, 서울에서 외지인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아시아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