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신지연 (2021). 서울에서 숨쉬기 (Breathing at Seoul). 이승빈·김영대·신지연 (편), 〈잡종도시서울〉(pp. 197-223). 서울: 공간주의의 일부분입니다. 글의 전문 및 인용은 해당 서지정보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람마다 발달한 감각이 조금씩 다르다면, 내가 가장 발달한 감각은 후각이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나는 ‘개코’로 유명해서, 그들은 음식이 상했는지 옷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지 종종 나에게 묻는다. 어렸을 때부터 호흡기가 약했던 나는 동시에 호흡(breathing)에 민감하다. 코 막힘과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통해 계절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해외의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낯선 냄새를 맡으며 이곳이 타지임을 느끼고 받아들인다.

*바람에 따른 코로나19의 확산을 보여주는 이미지, 출처: BBC Science Focus*

한편, 팬데믹 상황에서 폐쇄적이고 정화된 공기를 유지하고자 했던 공간들은 도리어 바이러스 확산의 공간이 되기도 했다. 폭염을 피해 들어가 있던 카페에서는 천장형 에어컨이 집단 감염의 매개체였고, 자연환기가 어려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잇단 코로나19의 확산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 프로젝트 구성원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몇몇 감염이 ‘직원 휴게실’에서 발생했음을 지적했다. 장시간 근무하면서 좁고 폐쇄된 탈의실, 직원 휴게실, 물류창고를 이용하던 직원들이 집단 감염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공기를 관리하려는 시도가 발생시키는 ‘취약성’에 더 노출된 공간과 사람들이 있음을 드러낸다.

» 이 글의 전체 버전을 읽어 보십시오. «


신지연

플랫폼 공간주의를 함께 기획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랐고, 어느덧 서울살이 8년 차지만 앞으로 어디에서 터를 잡고 살지 고민 중이다. 문화학을 전공했고 아시아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한다. 몸-환경의 관계, 그리고 이동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