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신지연 (2021). 서울에서 숨쉬기 (Breathing at Seoul). 이승빈·김영대·신지연 (편), 〈잡종도시서울〉(pp. 197-223). 서울: 공간주의의 일부분입니다. 글의 전문 및 인용은 해당 서지정보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다루고 싶은 것은 미세먼지에 관한 것이다. 미세먼지는 먼지 중에서도 입자크기가 매우 작은 것으로,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PM2.5의 경우 머리카락의 약 1/20~1/30에 불과하다. 이처럼 매우 작기 때문에 미세먼지는 폐에 침투하기도 하지만 혈관을 따라 체내에 이동할 수도 있다.

이 글은 서울에서 호흡하기가 불러일으키는 취약성을 드러내고자 한 시도다. 서울에서 호흡하기는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지닌다. 먼저, 서울에서 호흡하기는 매우 계급적이다. 공기마저 구역화될 수 있다는 점은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분할된 관리주체에 의해 발생하는 지하철 1호선의 사례와 같이 특수한 지점이 있었다. 동시에 공기는 쉽게 분리 가능하다거나 외주화하기 어렵다. 공기를 관리하려던 시도는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해 쉽게 공격받을 수 있으며, 서울과 같은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에서는 배로 다루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은 호흡하기와 관련된 취약성이 인간종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세먼지가 그랬고 코로나19가 그랬듯, 동물 역시 인간만큼, 혹은 인간보다 더 악영향을 받기 쉽다. 또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경우 식물의 자생력을 어렵게 한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문제는 충분히 잡종적이다. 앞서 나는 호흡하는 행위가 지니는 연결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함축하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책임에 대해 강조하며 이 글을 마치고 싶다.

» 이 글의 전체 버전을 읽어 보십시오. «


신지연

플랫폼 공간주의를 함께 기획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랐고, 어느덧 서울살이 8년 차지만 앞으로 어디에서 터를 잡고 살지 고민 중이다. 문화학을 전공했고 아시아 음악과 드라마를 좋아한다. 몸-환경의 관계, 그리고 이동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