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김영대 (2021). 물과 변으로 상상력을 수혈하기. 이승빈·김영대·신지연 (편), 〈잡종도시서울〉(pp. 31-64). 서울: 공간주의의 일부분입니다. 글의 전문 및 인용은 해당 서지정보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972년 전까지 남한엔 수도 서울에도 하수처리장이 하나도 없었다. 이제 인구 500만이 넘은 서울의 지배적 분뇨처리 기술체제는 여전히 부실한 도로망 위를 움직이는 지게꾼과 트럭, 일제시대에 설치된 빗물 흡수 목적의 우수관, 그리고 1960년대에 들어 12개로 증설된 분뇨탱크였다.

문화산업에서 국적의 약진에 기뻐하는 만큼이나 우리는 정치생태적 비용을 정산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이제 우린 여러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능력이 있고 뜻밖에 전지구적 주목을 받는 국가가 되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는 우리가 세계에 내보내고 있는 영향력에 변명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우리의 새 문화적, 경제적 성공을 누리는 것만큼 우리가 초래하는 재난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우린 말 그대로 정치와 생태를 가로지르며 이 행성을 적으로 돌리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잡종도시에서 삶을 위한 상상력이란 우리가 우리 앞에 놓인 것 이상의 세계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다른 세계들에 의존하면서 살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정치의 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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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플랫폼 공간주의를 기획하고 개발했다. 기술 인터페이스와 생태계가 생산하는 정치와 경제, 상상력의 양식에 관심이 있다.